디지털 행정부가 완성 버전에 가까운 한국과는 달리 인도네시아에서는 거의 대부분의 민원서류들이 아날로그식으로 관리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해당 서류의 소재지인 주소지는 개인에게도, 법인에게도 매우 중요합니다. 오늘은 한국 사람들이 쉽게 간과하게 되는 이 주소지에 대한 내용을 포스팅해드립니다.


인도네시아에서 주소지가 중요한 이유는 모든 서류의 등록지에서만 해당 서류의 수정/재발급/연장 등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같은 kebupaten (한국에서는 ‘구’와 비슷한 행정 단위) 관할 내 주소지 이전이 아니라면 타 지역으로 이전하기 위해서는 기존 Kebupaten에 이전 신청을 한 후 모든 서류를 받아서 새로운 Kebupaten에 신규 등록할 때와 유사한 절차로 이전 절차를 다시 신청해야 합니다. 따라서 주소지 이전 시 드는 비용과 시간이 막대합니다.


주소지가 중요한 몇몇 서류는 다음과 같습니다.


차량등록증 (STNK) 갱신/재발급/연장/수정

: 차량이 최초 등록된 주소지 관할에서만 가능합니다. 매년 납부하는 자동차 차량이 등록된 관할 Samsat에 방문하여 납부하셔야 합니다.

②차량등록 원부(BPKB) 재발급: 분실된 차량이 등록된 주소지 관할에서만 재발급 가능

③ KTP(한국의 주민등록증과 유사한 개념의 개인 신분증)

: KTP 등록 주소지에서만 KTP 수정/재발급/ 갱신 등이 가능합니다. 단. 신규 도입된 E- KTP의 경우 전국에서 전산으로 처리 가능합니다.

④ NPWP (납세번호): 납세 지역 역시 KTP 상의 주소지의 관할 세무서에 납부해야 합니다. 매년 소득세 신고를 전자 신고를 하지 않을 경우 해당 관할 세무서에 방문하여 신고서를 제출해야 합니다.

⑤혼인 신고/출생신고/이혼 등 가족관계 신고

: KTP 상의 주소지에서만 가능, 가족관계를 증명하는 KK의 발급도 해당 주소지에서만 가능합니다.

⑥사업 허가: 사업장이 등록된 주소지 관할하에서만 수정/재발급/연장이 가능합니다. 단, 중앙 정부 시스템인 OSS를 이용하는 사업 허가와 사업자 등록증은 온라인으로 수정/재발급이 가능합니다.

⑦ 근로허가: 원칙적으로 사업장이 등록된 관할에서만 외국인 근로허가가 가능합니다. 예외적으로 주정부 단위의 사업 허가를 갖는 관광업의 경우 해당 주 정부 전체가 가능한 경우도 있습니다.

비자: 스폰서의 주소지가 있는 관할 주정부의 이민국에서만 비자 스폰서가 가능합니다. 즉, 발리에 주소지가 없는 개인, 법인은 발리에 체류할 외국인의 스폰서가 될 수 없습니다. 또한 외국인의 경우 KITAS에 등록된 주소지가 변경되면 즉시 관할 이민국에 신고하고 관외 이전일 경우 이전 절차를 진행해야 합니다.

⑨법인 정관/등기: 주소지가 변경되면 법인 정관을 변경하고 이에 따라 등기도 변경하여야 합니다.

⑩운전 면허: 최초 발급된 운전면허 관할 경찰서에서 연장할 수 있습니다. 다른 지역에서는 연장이 아닌 신규로 발급받아야 합니다.


주소지의 중요성을 몰라서 시간과 비용이 드는 경우는 어떤 경우가 있을까요? 몇가지를 살펴보겠습니다.


KTP 상의 주소지를 이전하지 않은 인도네시아 인과 타 지역에서 결혼할 경우: 신부 혹은 신랑이 발리 이외의 지역으로 주소지가 등록되어 있을 경우 배우자 스폰서 KITAS 발급 및 KTP 수정 (결혼 유무), 결혼 문서 등록 등을 모두 원적지에서 처리해야 하므로 수많은 비용과 시간이 소요됩니다.

발리 스폰서에게 소셜 비자를 받고 여행을 하다 비자 연장을 다른 관할 이민국에서 시도하는 경우: 흔하게 일어나는 일중 하나인데, 발리에 여행을 왔다가 발리인에게 스폰서를 받고 타 지역으로로 여행을 하다 해당 이민국에서 비자가 연장이 되지 않아 어쩔 수 없이 출국하게 되는 경우.

회사의 중요한 라이선스 (환경 라이선스, 취득하기 어려운 사업 라이선스 등)를 취득했다가 회사 주소지를 이전하려는 경우: 기 취득한 라이선스를 이전하기는 어렵고 새로 취득해야 하는 경우가 많으며, 관할이 바뀜에 따라 취득했던 라이선스가 새로운 관할에서는 발급 조건을 불만족 시키는 경우.

중고 차량/스쿠터를 구매했다가 타 관할에 등록된 차량이라 자동차세 납부 및 명의 이전 등의 업무를 위해 타 관할로 이동해야 하는 경우: 발리에서 자카르타나 수라바야에 등록된 차량을 구매하였을 경우 1년마다 내는 자동차세 납부를 위해 해당 관할로 방문하여야 하고, 5년 마다 갱신해야 하는 STNK 갱신을 위해서는 해당 차량까지 관할 지역으로 이동해야 함. 이런 경우 대부분 주소지 확인을 하지 않고 중고차 매매상에게 안내를 제대로 받지 못한 채 차량 가격이 싸다는 이유로 덜컥 사는 경우가 많음.

회사 소재지를 결정할 때 저렴한 비용으로 자카르타 소재의 소호 사무실에 등록하는 경우: 자카르타에 많은 소호 사무실이 주소지 제공 및 법인 설립을 패키지로 제공하고 있으나 해당 서비스를 이용하여 법인을 설립할 경우 발리 지역에 근로허가를 받을 수 없음. 이 경우에는 발리에 지사를 설립하거나 자카르타 관할 지역에서 근로허가를 받아 KITAS를 취득할 수 있지만, 그렇게 받은 KITAS라도 발리에서 근무할 경우 노동법, 이민법 위반임.

 

주소지 때문에 많은 시간과 비용을 들이고도 원하는 행정 절차를 마무리하지 못해 고생한 일화들은 너무나 많습니다. 발리에 정착하실 분들은 가능한 실 거주 주소지를 서류 주소지로 사용하시고, 가급적 이사를 하시거나 회사의 경우 이전을 하지 않도록 노력하시는 것이 여러 위험 요소와 시간 낭비를 줄일 수 있는 방안입니다.